다크나이트

사실 슈퍼히어로 무비는 유치하다는 평을 듣는 편이죠.. 악이 나타나고.. 그에 반하는 영웅이 등장하며 권선징악을 한다라는 단순한 스토리.. '에이.. 뻔하잖아..' 라는 이야기를 들을만 합니다만.. 이번에 본 배트맨 시리즈인 다크나이트는 정말 08년 최고의 영화로 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감독은 [메멘토]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입니다.. 신선한 소재와 짜임새있는 구성으로 유명한 감독인데요.. 이 영화에서 그의 재능이 만개했다.. 라고 감히 평합니다.. 가볍게 볼 거리만 제공하기 쉬운 (뭐.. 그게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대로 Time 을 Killing 할 수 있는 영화들도 만들기 어려운 게 사실이니까요.. ) 슈퍼 히어로 무비를 이렇게 무게감있게 만들다니.. 감탄할 수 밖에 없더군요..


일단은 배우부터가 맘에 꼭 듭니다.. 크리스찬 베일.. 배트맨에 꼭 맞는 배우가 아닐까 합니다.. 팀 버튼 시리즈에 나왔던 마이클 키튼은.. 뭐랄까.. 갑부를 연기하기에는 좀.. 싼 티가 난다고 할까요.. 매력적이지가 않습니다.. 반면 조엘 슈마허 시리즈에 나왔던 조지 클루니는 너무 갑부같기만 하죠.. 섹시 가이이긴 하나.. 팀 버튼이 창조해낸 고뇌하는, 트라우마를 지닌 어찌 보면 히어로라기 보다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요기 다크나이트에선 freak 즉, 변태라고.. 조커가 말을 하더군요.. 마스크 쓰고 날뛰는 게 너랑 나랑은 어짜피 같은 freak 라고요..) 웨인을 연기하기에는 너무 긍정적인 모습이 아니었나 합니다..

하지만.. 크리스찬 베일은 귀공자 같은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 사이코나 프리스티지 등의 출연작에서 보여준 불완전한, 혹은 불안정한 모습도 연기한 기억이 있어서인지 정말 개인적으로는 꼭 들어 맞는다..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외에 아론 에커드, 게리 올드만, 마이클 케인, 매기 질렌홀, 모건 프리먼, 에릭 로버츠(마피아인 마로니 역입니다... 열혈 액션 스타였던 분이 중후하게 나이드셨더군요.. ㅎㅎ) 등등... 자기 옷을 잘 찾아 입은 느낌입니다..

물론 이런 캐스팅의 정점은 광대 분장을 하고 나오는 천하의 악당 조커 역을 맡은 히스 레저입니다. 지난 1월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해 그를 아는 전 세계 영화팬들을 안타깝게 했는데 더 이상 그의 조커를 볼 수가 없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잭 니콜슨의 조커는 원작에 충실한 장난기 넘치는 악당인 반면, 다크나이트의 조커인 히스 레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과 혼돈의 화신으로 느껴지는 조커를 정말 제 격으로 연기해 냈습니다..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고.. 그저 혼란과 혼돈 자체를 사랑하며 배트맨과 대립하는 것 만으로 희열을 느끼는 조커는 최대의 난적으로 승화된 느낌이더군요


왜 이 영화의 제목이 다크 나이트 일까.. 하는 궁금증은 영화의 마지막에 잘 설명되어 나오지만.. 그와 대비되는 .. 바로 화이트 나이트로 배트맨이 점찍은 지방검사 하비 덴트가 투페이스로 변해 가는 모습도 이야기의 흐름에 잘 녹아 있습니다..

 

다른 분들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하지만 전 중반.. 조커가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할 때까지는 약간 지루했습니다.. 그건 아마 이 영화가 슈퍼 히어로 무비의 틀 보다는 갱스터 무비의 틀을 따르고 있어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가.. 그리고.. 배트맨의 매력 중 하나가 히어로가 특별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던지, 혹은 먼치킨 류의 메카를 가지고 있다던지 하는 보통의 히어로 물과 다른 점이기도 하지만 조커 조차도 총기 화기류만을 사용하는 다크나이트에서는 그 진행이 중반까지는 기존의 갱스터 물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좀 지루하게 느낀 걸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 영화의 조커는 특별한 무기나 힘으로 배트맨을 압박하지 않습니다.. 바로 대중을 담보로 하는 테러와 인간의 어두운 면을 기반으로 하는 심리전이 특기이지요.. 이런 그의 특기가 발휘되는 시점부터 긴박하고 긴장 넘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한스 짐머의 박진감 넘치며 웅장한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백미입니다.. The Rock 에서부터 좋아하는 음악감독인데요.. 이번에도 여지없이 저에게 큰 즐거움을 주더군요..


제가 뉴욕을 떠나기 전에 다크나이트의 밤.. 이 벌어지고 TV 에서는 내내 다크나이트에 대한 보도를 하는 등 그 열기가 대단했는데요..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타이타닉이나 스타워즈가 개봉될 때에도 이 정도는 아닐 텐데.. 하는 생각이었죠.. 이에 대한 공감가는 해답은 충격 님의 임시 개장 블로그 (http://shougeki.egloos.com/2013464) 에서 찾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공포와 테러, 혼란을 무기로 하는 조커와 그에 맞서는 배트맨이 바로 알카에다 등의 테러 집단과 미국으로 동일시 되는 느낌을 갖나 봅니다.. 물론 부시 정부에 대한 비판도 배트맨 안에는 녹아 있는 듯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로 찾아 가셔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최고의 영화였습니다.. IMAX 로 봤으면 더 멋졌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다음 편에는 투페이스 외에 리들러 역으로 조니 뎁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던데.. 놀란 감독이 또 메가폰을 잡고 멋진 속편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음은 Film2.0 의 다크 나이트 특집 기사 입니다..
- 특집 : 어둠의 기사, 슈퍼히어로물의 경지를 넘어서다.
- 특집 : <배트맨>의 모든 것 - ‘배트맨’부터 ‘비긴즈’까지
- 특집 :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박쥐, 배트맨 연대기

by 유진 | 2008/08/11 11:42 | Spoiler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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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08/08/11 12:01
한순간에 산화해 버리신 조커역의 히스 레져님께 묵렴
Commented by 유진 at 2008/08/11 12:19
엉엉엉.. ;;;
Commented by elfineris at 2008/08/11 15:11
..fake가 아니라 freak아니었나요-_-?
Commented by 유진 at 2008/08/12 00:51
오.. 수정하겠습니다..! 지적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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